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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되고 싶은 준개발자
[그거 봤어?] 와썹맨을 만든 이들의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본문
한줄 평: 작가가 꼰대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멋있는 사람이었다.
합정에 놀러갔다가 중고서점이 보여서 들렸다. 내가 좋아하는 '출간일 1년 신간' 코너에서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한 권 집으로 데려왔다. 스튜디어 룰루랄라에서 와썹맨과 워크맨을 총괄했던 CP가 쓴 책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조금 읽어보았는데 얼핏 보기에는 '나 이만큼 잘 났고 꽤 성공했어. 내가 인생의 레슨을 알려줄게.'라 하는 자기계발서의 느낌이 살짝 났다. '뭐야, 이 사람 꼰대 아니야? 아 나 이런 거 안 좋아하는데..' 생각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첫 인상과는 달리 멋있는 사람이었다. 후배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하고, 90년대생인 나조차도 고민해 본적이 없는 90년대생들에 대해 고민해 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멋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몇몇 부분은 은연중에 나도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인데 나 대신 글로 잘 풀어 설명해 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공감이 되기도 하였다.
우리는 왜 유튜브에 열광할까?
학교든, 군대든, 회사든 어디든 선배에게 뭔가를 물어보면 "넌 그것도 모르니?"라 핀잔부터 들어야 했다면 디지털 콘텐츠의 새계에서는 질문하는 구독자를 갑으로 모시고 언제든 필요하고 궁금한 걸 이야기해달라는 식이다. 더할 나위 없이 친절하고 쉽게 설명해야만 구독과 좋아요가 늘어난다. 공부 잘하는 동네 형에게 수학 문제를 물어보려면 정말 아니꼬운 꼴을 다 봐주면서 간이라도 내줄 듯 비굴하게 웃어 보여야 했다면, 요즘은 좋은 대학 다니는 형, 누나들이 이보다 더 상냥할 수 없게 하나하나 영상으로 알려준다. 아무도 매를 들지 않고 성적으로 줄을 세우지 않으며 엄마 친구와 나를 비교하지도 않는다. 한때의 부모들은 자녀가 부모보다 친구를 더 좋아해서 서운해 했다면, 요즘은 친구도 됐고 부모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존재인 유튜브에만 매달려서 서운하다. 무얼 알려줄 때 '화내지 않는 존재', 모르면 두고두고 돌려볼 수 있는 존재. 내게 상처를 줄 일 없고 나의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에 목마른 존재들.
무얼 알려줄 때 '화내지 않는 존재'. 경제적인 지표를 하나도 들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쉽게 왜 사람들이 유튜브를 좋아하는지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이 부럽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우리는 천재가 아니니까 '적당히 스스로를 갈고 닦자. 주머니에 넣으면 튀어나오진 않더라도 볼록하게 보일 정도가 되는 열쇠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다. 남을 찌를 수도 있는 송곳 말고 잠긴 문을 여는 열쇠인 인재 정도.'
(요즘 세상에는 남을 찌르지 않는 천재들이 많은 것 같지만..)
그냥 잔잔하게 읽기 괜찮은 책인 것 같다. 나는 자기 계발서를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은 있었지만 그래도 가볍게 읽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하루만에 와썹맨을 기획한 CP가 어떤 생각으로 유튜브 시장에 뛰어들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를 듣는 것은 꽤 남는 장사인 것 같다.
출처
『그거봤어?』, 김학준 지음, 이상미디랩,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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